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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극장가에 그야말로 치열한 흥행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 여름엔 제작비 100억 안팎의 한국 영화들이 4편이나 나와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양상인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들이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다 반응도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고지전>과 <퀵>에 이어서 지난 주에 <7광구>까지 가세했는데, 일단 첫 주말엔 가볍게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로 136만 명의 관객을 개봉 첫 주에 불러 모으면서 흥행 1위에 올랐는데요. 상영작 가운데서는 가장 많은 총 915개 스크린을 확보했기 때문에 큰 이변 없이 흥행 왕좌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좌석 점유율이나 이번주 예매 점유율을 보면 앞으로의 흥행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는데요. 일단 지난 주 좌석 점유율이 12위 수준으로 굉장히 낮은 상황입니다. 이렇게 좌석 점유율이 낮은데도 136만 명이나 불러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나 배급사인 CJ E&M의 배급력에 힘입은 바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관객들이 많이 찾는 영화에 스크린을 많이 할애하는 게 아니라 힘센 배급사의 영화에 스크린이 많이 할애된 전형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러다보니까 시장의 왜곡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7광구>는 이번주 예매 점유율이 한자리수로 떨어지면서 중위권을 마크하고 있어서 흥행 급락세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언론 시사 이후 급하게 재편집을 하느라 개봉 시점도 미뤄졌다,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요, 관객들의 반응이 처참한 수준입니다. 현재 포털 사이트 평점에서 <7광구>는 3점대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3D 액션 블록버스터로 포장이 돼 있는데, 막상 영화가 기대 이하라 관객들이 더욱 가혹한 점수를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7광구>에 실망한 관객들이 심형래 감독의 <디워>라는 영화에 10점 만점을 주면서 <7광구>를 보니 <디워>가 얼마나 훌륭한 영화인지 알겠다, 이런 식으로 일종의 조롱까지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7광구>는 전반부는 코믹 드라마를 후반부는 괴물과의 사투라는 추격 액션을 배치한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요, 전반부의 드라마가 워낙 지루해서 후반부도 영화를 구원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괴물 캐릭터도 별반 새로움을 선사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난국의 영화다, 이런 평가입니다.



흥행 상황이 썩 좋지 않은 건 <고지전>과 <퀵>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지전>은 개봉 3주차인 지난 주말까지 248만 명, <퀵>은 233만 명의 관객을 각각 불러 모았는데요. 두 영화 모두 손익분기점이 400만 명 수준이기 때문에 아직 갈길이 먼 상황입니다. 지금 극장가 경쟁이 워낙 치열하고 계속 신작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손익분기점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세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가 사실상 모두 부진하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한마디로 말씀 드리면 메이저 배급사를 중심으로 한 제작 시스템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로뎍션, 즉 제작사가 일정 정도 창작의 독립성을 가지고 제작을 하고, 메이저 배급사는 투자와 배급을 해주던 게 기존의 관행이라면, 최근에는 메이저 투자 배급사가 제작에까지 깊이 관여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요, 이러다 보니까 영화의 완성도에서 가장 중요한 시나리오의 독창성이 간과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너무 관객들의 취향이나 기호를 어림잡으려는 시도를 작품 안에 녹여내고, 이것이 관객들에겐 거꾸로 식상함으로 다가오는 것이죠. 올 여름 시즌이 마무리 되면 이런 시스템의 한계에 대해 메이저 배급사들의 자기 비판적인 점검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반가운 소식도 하나 날아들었죠. <마당을 나온 암탉>이 국내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1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10일 오후 4시쯤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지난 주말에 이미 한국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을 넘어섰죠. 종전 기록은 지난 2007년 디지털 복원판으로 개봉한 바 있는 <로버트 태권 브이>가 가지고 있었던 70여만 명이었는데요, 개봉 2주차에 이 기록을 깬 데 이어 개봉 14일만인 어제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100만 고지를 밟았습니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150만 명 수준인데요. 지금 추세로는 이번 주말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작사는 내심 200만 고지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경우엔 시나리오 개발과 콘티 작업에 최대한의 시간을 투자해서, 그동안의 국내 애니메이션이 자주 놓쳐왔던 스토리의 밀도를 높였다는 점이 성공 요인으로 꼽히고 있고요,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오돌또기, 그리고 영화사인 명필름, 메이저 배급사인 롯데가 결합해 제작과 유통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갑니다.


이번 주에 올 여름 네 번째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가세하죠, 김한민 감독이 연출하고 박해일, 류승룡이 주연한 <최종 병기 활>입니다. 이번주 예매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어서 이변이 없는 한 무난하게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를 것 같습니다. 병자호란기를 다룬 시대극인데다 다소 생소한 활 액션을 담고 있어서 초기에는 그다지 관객들의 기대감이 높지 않았는데요, 언론 시사 이후에 반응이 괜찮게 나오면서 관객들의 기대감도 함께 올라가고 있습니다.

속단하기엔 이릅니다만, 지난해 여름에 <아저씨>가 기대작 가운데 가장 늦게 개봉하면서 최후의 승자가 됐죠. 올 여름에는 <최종병기 활>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듣자하니 <마당을 나온 암탉>에 이어 <최종병기 활>까지 선전이 예상되는 바람에 배급사 롯데 엔터테인먼트는 지금 초흥분 상태라고 합니다. 그에 반해 올 상반기까지 굳건하게 시장 1위의 자리를 지키던 CJ E&M은 여름 블록버스터 두 편의 잇단 부진으로 상당히 당혹스러울 게 뻔합니다. <고지전>이 기대 이하의 흥행세를 보이고 있는 쇼박스도 마찬가지겠구요. 쇼박스로선 지난 여름 <악마를 보았다>와 겨울의 <황해> 등이 잇따라 흥행 고배를 마신 터라 더욱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보기엔 쇼박스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에 뭔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여하튼 메이저 배급사 간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 여름 극장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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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three-m.kr/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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