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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는 합계 205.50점으로 2위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무려 ‘150점대’ 세계최고기록을 세우며 꿈에 그리던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첫번째 올림픽 메달을,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따낸 것이다. 쇼트와 프리에서 모두 1위 차지한 금메달리스트도 18년 만에 처음이다.

김연아는 26일(한국시간) 퍼시픽 컬리시엄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50.06점(기술 78.30점·구성 71.76점)을 획득, 쇼트(78.50점)와 프리를 합친 종합점수에서 총 228.56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는 김연아 본인이 지난해 세운 프리스케이팅 세계기록(133.95점)을 무려 16점 넘게 올린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 김연아는 파란색 하이넥 드레스를 입고 ‘피아노 협주곡 F장조’(조지 거쉰 작곡)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첫번째 점프인 ‘3+3’ 점프(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루프)를 멋지게 성공시킨 김연아는, 마지막 더블 악셀까지 총 7번의 점프를 모두 실수없이 성공시켰다. 스파이럴 시퀀스에서는 특유의 우아한 표정연기를 선보이며 “깊은 바다를 헤엄치는 듯 하다”는 찬사도 받았다.

마지막 더블 악셀을 끝낸 김연아는 링크 가운데로 돌아와 ‘4분9초’간의 연기를 마무리했다. 그간의 고생을 말끔히 씻어낸 ‘클린(무결점) 프로그램’이었다. 이후 김연아는 벅찬 감격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한편 김연아 다음 순서로 나온 일본의 아사다 마오(20)는 기에 눌린 듯 잇따라 크고 작은 실수를 반복했으나, 131.72점(기술 64.68점·구성 67.04점)으로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았으며, 합계 205.50점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동메달은 합계 202.64점을 받은 캐나다의 조애니 로셰티에게 돌아갔다.

이로서 김연아는 ISU(국제빙상연맹)이 주관하는 4대륙피겨선수권대회(FCC), 세계피겨선수권대회, 그랑프리 파이널(GPF)에 이어 올림픽까지 석권하면서 명실상부한 ‘피겨 여제’에 등극했다. 

아울러 카타리나 비트(구 동독·1988 캘거리), 크리스티 야마구치(미국·1992 알베르빌), 옥사나 바이울(우크라이나·1994 릴레함메르), 타라 리핀스키(미국·1998 나가노)에 이어 ‘세계선수권-올림픽’ 연속 제패도 이뤘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국민적인 관심과 기대가 컸고, 세계 각국의 언론도 김연아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다. 다른나라 선수들이 의도적으로 훈련을 방해하는 일도 빈번했다.

세 계최고선수가 반드시 올림픽 금메달을 딴다는 보장도 없었다. 피겨스케이팅의 전설로 꼽히는 미셸 콴(미국)도 1998년과 2002년 두 차례 동계올림픽에 출전했으나,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에 머물렀다.

한국에서 태어난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서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일본의 아사다 마오나 안도 미키가 개인 전용 연습장에서 훈련을 할 때, 김연아는 얼마 전까지도 연습 공간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굴러야했다.

김연아는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드디어 올림픽 무대를 제패했다. 불과 스무 살의 나이에 피겨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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